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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LG화학 물적분할의 주가에의 악영향

오늘 장중 갑작스런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LG화학 주가는 5.3% 하락 마감하였습니다. 또한 시간외 거래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물적분할이 무슨 의미를 가지길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LG화학 2020. 09. 16. 주가 추이

LG화학은 16일 오늘 물적분할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정하고, 내일(17일)에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를 승인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우선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분할된 회사의 주식을 누가 소유하냐입니다. 분할된 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들이 분할 전 회사의 주식 보유비율에 따라 가지게 된다면 인적분할이 되고, 분할된 회사의 주식을 분할 전 회사가 100% 소유하게 된다면 물적분할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적분할이 되면, 분할 되는 회사는 분할 전 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고, 기존 주주들은 모회사에 대한 주식을 소유하게 되어 간접적으로 자회사를 지배하게 됩니다. 따라서 결국 기존 주주들이 모회사에 대한 주식을 보유하고, 모회사는 자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으므로 주가에는 영향이 없지 않냐고 볼 수도 있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번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사는 악재라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한 후에 상장하여 LG그룹이 향후 배터리 사업에서의 주도권을 쥐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LG화학의 주가는 대략 PER 47배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앞으로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따라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의 비중입니다. 그런데 분사를 하여 배터리 사업부는 자회사로 떨어져 나가고,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게 된다면, IPO를 통하여 분사된 LG 배터리 부문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겠지만, 기존 주주들에게는 아무런 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멀쩡히 잘 투자하던 배터리 부문에 대한 소유권이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이유로는 지주회사에 대한 시장의 저평가입니다. 작년에 휠라코리아가 상장폐지 후 지주회사인 휠라홀딩스로 재상장했는데 주가는 매우 지지부진한 것만 보아도 시장에서 지주회사는 찬밥신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성물산 혹은 SK, LG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와 LG(주)의 주가는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주식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지주회사에서는 대주주의 지분이 너무 높아서 소수주주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다는 점, 지주회사의 자산은 대부분 주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리스크가 너무 크고 유동성이 낮다는 점, 지주회사 및 그 자회사가 모두 상장된 경우 시장에서 각각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하여 IPO를 하지 않는다 해도 LG화학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되는 만큼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대로 대주주인 LG그룹 입장에서는 지금이 분할하여 LG배터리(가칭)을 상장시켜 자금을 끌어모으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유동성은 폭발하고 있고,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데다가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배터리 부문이 상장을 하게 된다면 뭐... 카카오게임즈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LG화학 주식을 들고 계신 분이라면 바로 매도 하시는게 좋아 보인다는게 제 뇌피셜이며, 당분간 지켜보시며 분석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입니다. 아마 바로 증권사에서 리포트들이 쏟아져 나올겁니다.